9월 11일은 오산시가족센터에서 초등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만났습니다.
이른바 사춘기 부모님들이지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마음이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람'입니다.
머물지 않고 흘러가도록 하는 힘, 그게 바람이지요.
문득 '어제의 바람과 같은 바람일까? 다른 바람일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어제의 저와 다르기에 바람도 다르지 않을까요?

초등 저학년 부모교육에 참여하신 부모님들이 고학년 부모교육에도
참여해 주시는 바람에 원래 신청 인원보다 초과되었습니다.
덕분에 부모교육 강의장이 빈자리에 없을 정도로 꽉 채워졌습니다.


1차시 초등 저학년 부모교육을 진행할 때 한 어머니가 질문하셨습니다.
"혹시 초등 저학년과 고학년 내용이 같은가요?"
같을 리가 있나요.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어제의 아이와 오늘의 아이는 겉으로는 같아 보일지라도 속은 아주 미세하게 달라져 있습니다.
아이는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하루하루의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한 뼘씩 자라고 있습니다.

부모 눈에는 성에 차지 않아도, 일견 한심해 보일지라도 아이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는 유아기 1차 성장 급등기에 이어 2차 성장 급등기입니다.
유아기의 성장은 눈에 확연히 보이는 반면,
사춘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제 심리정서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는 시기이지요.
쥐도 새도 모르게 일어나는 독립은 없습니다.
독립에는 어느 정도의 반항과 저항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달라진 눈빛, 거칠어진 말투는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신호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무럭무럭 성장하여 성숙한 어른이 되도록 돕고 또 도와야 합니다.

부모교육 내내 진지하게 경청하는 부모님들은 부모교육이 끝난 후에도 엄청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40분가량을 질문에 답하고 나서야 강의장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부모교육에 참여하는 부모님들은 이미 잘하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부모 교육이 필요한 분들은 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낄 때가 많습니다.
부모교육 강사로서는 이 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1차시 부모교육을 듣고 한 어머님께서 부랴부랴 제 책을 구매하셨습니다.
쿠팡에서 3권밖에 없어서 급하게 주문하셨다고 하시면서
2차시에 책을 들고 오셔서 저자 사인을 요청하셨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책에는 정성스레 비닐 커버를 씌워져 있었습니다.
책을 보는 순간 뭔가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